- 정한겸 세무사가 말하는 '자금조달계획서' 시대의 납세 전략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어떻게 샀냐’를 먼저 묻는다. 자금조달계획서가 단순한 서류를 넘어, 납세자에게 세무조사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강화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는 실수요자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다.
22일, 뉴스웨이브는 자금조달계획서 관련 상담이 폭증하고 있는 강남·분당·판교·용인 지역 고객이 많은 정한겸 택스피어 대표세무사를 만나, 최근 부동산 실무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주의할 점에 대해 들어봤다.
“이제는 서류가 매매보다 먼저입니다”
Q1. 최근 자금조달계획서와 관련한 문의가 급증했다고 들었습니다.
A1. 그렇습니다. 특히 용인 수지구처럼 토지거래가 활발한 지역에선 토지취득자금조달계획서와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모두 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10.15 대책 이후로는 토지 취득 시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계약보다 먼저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이 서류 작성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자금조달계획서, 단순 ‘계획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Q2. 계획서라는 이름과 달리, 실질적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고요.
A2. 맞습니다. 계획서라고는 하지만, 작성된 내용은 곧 국세청에 통보되고 자금출처조사의 근거로 사용됩니다. 특히 국세청은 PCI 분석 시스템을 이용해 납세자의 소득(Income), 소비(Consumption), 자산(Property)을 교차 비교합니다. 과거 신고 소득보다 소비나 매수금액이 더 많을 경우, 그 차액을 증여로 의심하는 구조죠. 실제로 계획서를 너무 쉽게 써서 세무조사로 이어진 사례도 많습니다.
“사업자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Q3. 특히 어떤 경우에 조사가 나오는 사례가 많나요?
A3. 일단 근로소득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습니다. 소득이 투명하게 확인되니까요. 반면 개인사업자나 법인대표의 경우는 자금 흐름이 복잡하고, 신고 소득과 실제 현금 보유액이 달라질 수 있어 세무당국의 주목을 받기 쉽습니다. 실제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이 돈은 내 돈인데 증빙이 없다”는 자금이 꼭 한두 개씩 나옵니다. 이게 세무조사의 ‘시작점’이 되는 경우가 많죠.
“차용이라고 쓴다고 다 차용이 되는 건 아닙니다”
Q4. 가족 간 거래나 부모 차용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A4. 가장 흔한 케이스가 ‘부모에게 2억 정도 빌렸다’는 식인데요, 단순히 계획서에 그렇게 적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차용증을 작성하고, 실제 상환 계획이나 이자 지급 내역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증여로 간주됩니다. 물론 성인 자녀에게는 10년 간 5천만 원까지 증여공제가 가능하니, 오히려 일부는 정식 증여 신고를 하고, 나머지를 합리적으로 분산하는 방식이 더 안전합니다.
“현금 처리하면, 조사의 1순위입니다”
Q5. 자금조달계획서 작성 시 가장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A5. 무조건 피해야 할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현금 등’입니다.
이 항목은 세무조사 담당자들이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지점입니다. 가족 금고에 있던 돈, 과거에 빌려줬던 돈, 누락된 현금 매출 같은 건 모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어요. 현실에서는 이런 자금이 꼭 생기기 마련인데, 이럴 땐 전문가와 함께 전체 자산 흐름을 재설계하고, 자금의 성격을 합리적으로 구분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서류 한 장으로 수천만 원이 갈립니다”
Q6. 마지막으로 실수요자나 투자자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6. 요즘은 부동산 계약서를 쓰기 전에 자금조달계획서 시뮬레이션을 먼저 해보는 시대입니다. 서류가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는 ‘이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수많은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계약 직전 단계에서 세무 리스크가 터지면 매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거든요. 부동산 매매는 ‘증빙까지 포함된 자금계획’이 먼저입니다. 그걸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저희 같은 전문가입니다.
부동산을 사는 일은 단순한 매매 행위가 아니라, ‘자기 돈의 논리’를 증명하는 과정이 되고 있다. 계획서를 잘못 써서 세무조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지금, 현명한 매수자라면 돈의 출처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