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차 구난하기

▲     ©강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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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슨의 친구가 왔다인접한 오르곤 솜에서 유목을 하는 친구다그는 시골에서 양을 화물차에 실어 샤인샨드에 보내 팔고그 돈으로 생필품을 사서 시골로 돌아간다그가 돌아가는 날 롭슨이 자기 친구를 배웅하자며 시 외곽으로 가잔다시 외곽에 그가 쉬고 있는 곳에 갔더니 그와 일행 둘이 자동차 옆에 앉아서 보드카를 마시고 있다우리더러 같이 마시자며 술을 권한다술잔이 몇 순배 돌았다술을 마시고 차를 어떻게 운전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여기부터는 착다 배후꾸한다시골길에는 경찰이 없단다사막에서 아무리 잘못 가도 사고 날 일이 없단다허긴 그렇다끝없는 모래벌판에서 어지간하면 갈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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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작별하고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차가 고장 났다고 한다급히 차를 돌려 그리 갔다사막의 높은 구릉에 어워가 있다어워는 신성한 곳이라 자동차가 가까이 가면 안 된다그래서 어워 주위에 도랑을 파서 자동차와 동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이 도랑에 차 앞 바퀴가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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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슨은 자신의 차와 빠진 차를 견인 밸트로 연결하고두 자동차에 운전자가 올라 동시에 힘껏 악셀을 밟았다그런데 차는 빠져 나오지 않고 바퀴가 모래 구덩이만 더 파고 말았다구난차를 부르던가 더 큰 차를 불러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그런데 시내에 있는 구난차를 부르면 돈을 내야 한다지나가는 화물차를 잡으면 되는데 오가는 차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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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롭슨이 꾀를 낸다차에 있는 보드카 술 빈병을 모두 꺼낸다어워 주위를 보니 보드카 빈병이 몇 개 널려 있다사람들이 자동차로 이동하다가 어워 앞에 앉아 쉬면서 보드카를 마시고 버린 것 들이다롭슨은 자키로 빠진 차 앞바퀴를 들어 올리고 바퀴 밑에 보드카 술병을 고여 차를 들어 올렸다앞바퀴 둘을 차례로 들어 올려 보드카 술병으로 고이니 빠진 차 프레임이 도랑 언덕위로 들어 올려졌다롭슨이 빠진 차에 올라 엑셀을 밟았다바퀴가 웅 하고 돌면서 술병들은 깨지고튕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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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슨에게 다시 바퀴 밑에 보드카 술병을 고여 차를 들어 올리라고 했다넷이서 사막을 한 바퀴 돌아 술병을 찾아 다녔다사막에는 모래밖에 없다고일만한 돌이나 단단한 뭉치는 찾을 수 없다혹시 차에 삽이 있나 봤더니 없다사막에 살면서 안전 장비는 전혀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예전에 군에서 불도저를 운전한 적이 있었다불도저가 수렁에 빠지면 불도저 양 트랙에 전봇대와 같은 장벽 자재를 와이어로 묶는다차를 움직이면 장벽자재가 수렁으로 들어가고 차가 조금 올라온다그와 같은 작업을 두어 번 반복하면 불도저는 수렁에서 빠져 올라온다이런 사고가 나면 보병 일개 소대 정도는 진흙탕 속에서 한나절은 굴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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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십 여개 보드카 빈병을 찾아 냈다그걸 차 바퀴에 받치고 차체를 들어 올렸다롭슨 차에 견인 밸트를 연결하고 롭슨 차를 밀어 빠진 차와 견인줄이 팽팽하게 탠션을 주었다그리고 롭슨더러 저속으로 가장 천천히 차를 끌고 가라고 했다빠진 차는 기아 중립으로 하고 운전자를 내리라고 했다롭슨 차가 움지인다빠진 차의 앞바퀴가 움직인다보드카 술병은 깨지지 않고 건재한다. ‘!’ 하는 순간하며 빠진 차가 견져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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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야호 하며작별 인사를 하고 친구를 시골로 보냈다우리가 시내 내 거처에 와서 성공 기념 파티를 하고 있는 중에 시골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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