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약국은 주택가 가까운 곳에서 자주 눈에 뜨인다. 들어가 보면 우리나라 약국과 비슷하다. 영어로 된 처방전을 주면 대부분의 약은 쉽게 살 수 있다. 병원은 ‘임닐리그’ 약국은 ‘이민상’이라고 한다. ‘임’은 약이다. 여기에 ‘인’을 붙이면 소유격이 되고, ‘상’은 보관 장소를 나타낸다. 그러니까 ‘이민상’은 약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물건을 파는 가게는 ‘델구르’라고 한다. 약국을 약을 파는 가게가 아니고 보관 장소로 부르고 있다. 이들이 유목생활을 할 때 약을 한 곳에 보관하여 공동으로 사용하던 것 때문에 이런 이름이 지어졌나 생각한다. ‘이민상’은 병원과 붙어 있고, 주택가나 상가에 따로 있기도 한다.
 
 
약국에 식염수를 사러 갔다. 구글번역기에 ‘살린 오스말’이라고 나와서 보여주였더니 약사가 ‘살린’이라고 하면서 정제 소금 봉지 하나를 준다. ‘오스(물)’에 녹인 거 없는냐고 했더니 여기는 그런 것은 없다고 한다. 1-2그램 정도 들어 있는 정제 소금을 900투그릭 주고 사왔는데, 물 얼마에 녹여야 할지 모르겠다. 마침 교사실에 유럽 청년이 있길래 보여주고 물었더니 그런 내용이 없단다. 그러면서 이거 한국에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방에 가지고 와서 사린 한 봉을 물 200ml에 녹였더니 어느 정도 간은 맡는 것 같기는 하다. 60ml 감기약병에 담아 아침저녁으로 코에 들여 부었더니 괜찮아 지는 것 같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코코클린이다. 코코클린 한 봉지를 물 240ml에 녹여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약국마다 판매하는 살린 소금의 종류가 다르므로, 코코클린 사려면 몇 군데 찾아봐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아프다. 파르는 후끈거리고, 추위와 오타 때문에 창문 열고 환기 시키지 못하니 실내 공기가 건조하고 탁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목이 견디지 못해 탈이 난 것이다. 누런 코와 가래가 연속 나온다.
 
코이카 사무실에 얘기하니 협력의사 한 선생과 약속을 잡아주겠다고 한다. 한 선생은 몽골국립의과대학 이빈인후과 교수다. 몽골국립의과대학병원에 진료 접수하고 한 선생에게 가니 목과 코를 들여다보고 처방전을 준다. 대학병원은 약국이 없으니 옆의 송도병원 약국에 가서 약을 사라고 한다. 송도병원은 서울의 송도병원에서 지은 병원이다. 7층 건물로 제법 규모가 있는 종합병원이다. 약사도 한국말을 잘한다. 이 정도 환경이면 서울이나 거의 마찬가지다. 그런데 처방 받은 약 종류가 다섯 가지나 된다. 서울에서 이 증상으로 받은 것의 거의 곱절이다. 오타가 심한 여기에 특화된 약이겠거니 생각했다. 이틀 정도 복용하니 좋아졌다. 훗날을 대비하여 남은 약과 처방전을 곱게 모셔두었다. 울란바타르에는 한국 병원, 치과, 의사가 있으니 여행 중에 탈나도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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