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과 백성현이 ‘아내사랑’으로 대동단결했다. 두 사람의 ‘팔불출 배틀’이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며 새로운 명 장면을 탄생시켰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최정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 39회에서는 ‘이괄의 난’ 이후 10여년이 흐른 뒤 정묘호란으로 피폐해진 조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후금에 잡혀간 포로들과 이들의 목숨 건 탈출 그리고 이를 비밀리에 돕는 비밀 결사대의 존재까지, 단 1분도 숨 쉴 틈 없이 숨 가쁘게 그려졌다. 더욱이 소현세자(백성현 분), 봉림대군(이민호 분), 강빈(김희정 분) 등 새로운 얼굴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화정’에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주원(서강준 분)과 소현세자가 서로 뒤지지 않는 애처가의 면모를 드러내며 박진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 휴식 같은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10여년이 흐른 뒤 주원은 소현의 시강을 맡게 됐다. 엄격한 호랑이 선생이 된 주원은, 소현이 아내 강빈의 출산 탓에 안절부절 못하자 “강독에 집중하십시오. 조바심을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라며 시강을 이어갔다. 이에 소현이 “스승님, 한번만~ 좀 봐주십시오”라고 애교 섞인 애원을 했지만, 주원은 “여인이 산고를 겪는데 사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 담대해 지셔야지요”라고 대쪽 같은 모습을 고수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곧 반전이 일어났다. 정명에게 태기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주원은 정명의 산통 소식을 듣자마자 용수철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나 소식을 전하러 온 상궁을 향해 “마마께서? 언제 말인가? 용태는 어떠시고?”라고 질문을 쏟아냈다. 불과 일분 전만해도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이 굴던 주원은 양 손을 꼼지락 꼼지락거리고 눈동자가 갈피를 잃는 등, 삽시간에 ‘팔불출 남편’으로 돌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소현이 “저한테는 자중하고 담대하라시더니 이 어찌되신 겁니까?”라고 반격하자, 주원은 “실은 마마께서 지난 번에도 태아가 둔위로 자리한 탓에 고생을 하시어..”라고 변명했다. 이어 소현은 “여인이 산고를 치를 땐 사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더니, 많은 것을 아시구요?”라며 스승인 주원에게 은근히 면박을 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서강준과 백성현의 찰떡 같은 연기 궁합이 빛을 발했다. 서강준은 박달나무처럼 딱딱한 선비의 모습에서 일순간에 팔불출로 변하는 반전얼굴을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했다. 동시에 백성현 역시 진중한 얼굴과 능글능글한 모습을 왕래하는 여유로운 연기력으로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에 앞으로 스승과 제자, 뜻을 함께한 동지로서 두 사람이 발휘할 케미스트리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오늘(25일)밤 10시 MBC를 통해 40회가 방송된다.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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